용마의 지도섬 기타조황

뜰채가 있어모 뭐하노? 뜰채질을 못하는데 ㅠㅠ

지도 테마하우스 2013. 8. 15. 17:44

 

 

오늘(14)은 손님도 별로 없어 간만에 호래기낚시나 한번 해볼까 하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오후에 대전에서 젊은남자 네분이 찾아 오십니다.

이중 한 분이 평상시 제 블로거를 즐겨보다가 여기를 오고 싶어서 일행들과 함께 찾아왔다고 합니다.

성수기라 방이 없을것 같아 텐트를 가져왔는데 다행히 방이 있어 숙소를 잡았고 사진상으로만 대하다가 실물로 사장님을 보니 영광이라고 하네요 ㅎㅎ.

고기를 구웠다고 초대를 하니 염치 불구하고 얻어 먹는데 제 블로거를 너무 탐독하셔서 머구리삼총사 등등 모든 대소사를 다 꿰뚫고 있습니다 ㅋㅋ.

 

낮술 한잔하고 가로등 불이 들어오고 모두 루어대를 들고 대물사냥(?)에 나섭니다.

저도 호래기는 포기하고 루어대를 들고 이분들과 함께 작대기를 휘두르는데 톡톡거리는 작은 보리멸 입질이 대부분이고 잔챙이 꺽더구 두세마리 외에 둔탁한 입질은 전혀 없습니다.

잠시 후 뭔가 물었다는 대전손님!

첫 조과가 째끄만 낙지 한 마리가 딸려 나오는데 그래도 즐겁고 신기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연이어 한 분이 대형 양태 한마리를 잡았고 또 다른 분도 조금 작은 양태 한 마리를 추가합니다.

이젠 저하고 일행 한분만 개시를 못해서 착잡한(?) 마음이 앞서는데 드디어 제가 초대형 양태 한 놈을 걸었습니다.

온몸으로 버티며 이놈을 물위에 겨우 띄웠는데 도저히 들어뽕은 안되니 옆에 분께 뜰채질을 부탁합니다.

그런데 이분 제 뜰채가 조금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머리만 담으면 되는데 계속 고기만 쫏아 다닙니다.

제가 머리부터 떠야한다고 하는데도 계속 헛챔질이고, 옆에 분은 꼬리부터 떠라고 의미없는 훈수도 하고 정말 온몸으로 버티고 있는 저는 불안한 가운데 대전분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가져온 대형 뜰채를 조립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뜰채를 거의 조립하기 직전에 그만 고기는 빠져버립니다.

! 정말 허무합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뜰채질을 열번은 했을거 같은데 결국 고기는 못떠고 놓쳐버렸고, 차리리 원줄이 나가거나 바늘이 펴줬으면 덜 억울할텐데...ㅠㅠ

뜰채질을 못한 대전손님은 연신 미안하다 하시고 일행분은 아마도 자신이 잡은 고기보다 크니까 일부러 뜰채질을 못하는척 하면서 고기를 도망가게 만들었다고 짖굳게 놀립니다.

어쨋든 고기는 놓쳤지만 제가 대전분들께 뜰채를 가져 왔음에도 왜 조립해 놓지 않았냐고 물으니 '여태껏 이런 큰 고기를 잡은적이 없어서...'라고 하면서 겸연쩍게 웃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입질이 소강상태이고 제 원줄이 엉켜서 잘라내고 나니 줄이 짧아서 발 앞에 몇 번 퐁당거리다가 잡아놓은 양태 두마리를 들고 먼저 철수를 합니다.

두마리를 회로 장만하고 냉동실에 있던 호래기는 데쳐서 뒷풀이 준비를 하고 있으니 대전분들 양태 한마리를 추가해서 들어 오십니다.

오늘 뒷풀이는 안주감이 다소 부족했지만 뜰채질을 못한 주인공은 저와 일행들에게 추가 안주감으로 계속 씹혀야 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