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속의 빈곤!!
한 여름 뜨겁게 대지를 불태우던 햇님이 이젠 그 기세도 다했는지 낮에만 잠시 위세를 떨치다 밤에는 꼬리를 내리네요.
이글거리는 태양이 바다를 점령하고 있을때는 별다른 정감이 가진 않지만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바다가 점점 그리워집니다.
하지만 마음은 바다에 있고 몸은 TV 앞에 있습니다^^.
야구 보고 드라마 보고나면 저만치 드러난 갯벌을 바라보며 하는 낚시에 고기들이 반겨줄리가 없겠지요 ㅎㅎ.
지난 목요일 간만에 미련을 벗어 던지고 에깅대와 루어대를 들고 새우도 잡고 탐사에 들어 갑니다.
호래기나 무늬오징어가 들어왔는지가 제겐 가장 큰 관심사였는데 둘다 황이었습니다.
조과라고는 새끼 갑오징어 한마리가 전부였지만 물 위에 노는 새끼 무늬오징어의 앙증스런 모습이 곧 시즌이 다가옴을 느끼게 해줍니다.
자리를 옮겨 감성돔 사냥을 해보는데 오늘따라 제 자리에 낚시꾼이 한명도 없어서 여유롭게 첫 캐스팅을 하고 슬슬 리트리브를 하는데 갑자기 루어대를 쥔 손이 요동을 칩니다.
너무도 강렬한 어신에 하마트면 루어대를 놓칠뻔 했는데 서너번 아주 강렬한 몸맛만 선사하고 이놈의 저항에 원줄이 티~잉 나가 버립니다.
여지껏 루어대로 4짜급을 몇 놈 잡아 봤지만 아직껏 이런 몸맛을 느끼게 할만큼 강렬한 놈은 만난적이 없는데 분명 5짜급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ㅠㅠ.
아쉽지만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그 자리로 대를 투척하니 35cm급 한놈이 대신 위로를 하고 연이어 25cm 전후급들이 계속 앙탈을 부립니다.
결국 이날은 더 이상 루어대에 전율을 느낄만한 입질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마지막 배로 뽈고퍼가 회가 먹고 잡다고 2주만에 다시 이곳을 방문했네요^^.
어제 제 소식을 뽈고퍼가 이미 들은터라 채비는 아예 합사직결 채비로 중무장을 했는데 저도 덩달아 같이 동참을 합니다.
오늘은 5짜가 아니라 6짜도 들어뽕이 가능하다고 둘다 어깨에 잔뜩 힘주고 나갔는데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감성돔의 까다로운 습성은 무시하고 욕심만 잔뜩 부렸으니 뒤늦게 후회한들 ㅠㅠ...
결국 지나가던 낙지 한 마리와 철없는 아가야 감시 몇 놈으로 처절한 실패를 맛보고 나서야 합사에는 쇼크리드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기본원칙과 욕심은 곧 실패의 스승이라는 점을 철저히 느낀 하루였습니다.
더구나 요즈음 꾼들의 5짜 소식과 마릿수 조황을 자주 접한터라 우리는 풍요속의 빈곤을 몸소 느끼며 허전한 안주감을 놓고 서로 눈치를 보며 젓가락질을 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