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지도 테마하우스 2008. 12. 5. 00:36

어느 책에서 읽었던 내용입니다.
사업을 하다가 부도를 내고 도피생활을 하던 부부가 있었습니다.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던 이 부부는 이렇게 비참하게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자살을 결심하고 모든것을 처분하여 빚을 갚고는 남은 돈 10만원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기위해 표를 샀습니다.
두어시간 동안 혼신을 다한 그 가수의 무대는 관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기도 하고 때론 아름다웠던 추억을 되쇄기게 하여 이 부부의 마음을 다시 돌려 놓게 만들었습니다.
막상 노래를 듣다 보니 살고 싶고 살아서 웃고 노래하고, 힘내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입니다.

지난 주일에 주말 손님들 퇴실하고 급히 창원으로 달려가 집사람과 오랜만에 가수 인순이씨의 공연을 보러 갔었습니다.
이날 인순이씨의 공연을 보니 책에서 읽었던 위 내용과 유사할 정도로 때론 감동을 그리고 희망과 열정이 담겨서 모든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가슴 훈훈한 공연이었습니다.
저도 사업실패로 낙담하여 실의에 빠져 있을때 작년 봄 우연히 이곳 지도섬으로 낚시를 왔다가 마지막 희망을 안고 이곳에서 소박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저희 집을 찾아 주시는 모든 분들은 제가 부럽다고들 많이 하시지만 집사람과 애들을 남겨 두고 혼자서 이곳으로 들어 올때의 그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사업실패로 마음을 잡지 못해 방황하다가 뜸금없이 저 혼자 이 일을 시작하겠다고 했을때 집사람은 심한 반대를 했지만 남편의 고집을 꺽진 못했습니다.
힘든 과정 속에서도 어렵게 집사람의 도움으로 정착하고는 그 고마움을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얼마전 직장에서 이해할수 없는 발령으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아 있는 집사람에게 위안은 커녕 집에 가끔씩 가면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 날 인순이씨의 공연에 환호성을 지르며 고함을 지르는 집사람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더군요.
얼마전 겪은 마음의 상처가 많이 나아 지기를 바라고 앞으로 제가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지를 깨닫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즈음 힘든 삶의 고통속에서 세상을 원망하고 상실감에 빠진 분들이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그럴수록 가끔은 이런 따뜻한 공연을 주변 사람과 함께 하면서 환희와 열정을 가슴에 안고 다시금 희망을 키워 나가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